새누리당 공식 출범
與野, 민심·표심 잡기에 혈안
눈에 띄는 정책·공약 등도 제시

올 한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4월 총선이 마침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연말에 있을 대선과도 맞물려, 적어도 향후 5년간 한국 사회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 터닝 포인트가 될 게 틀림없다. 이에 각종 비리로 얼룩져 사실상의 총선 패배를 일정부분 각오중인 여권은 당명을 변경하며 ‘새누리당’으로 새롭게 출범했고, 야권은 현재의 기세를 몰아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의 승리까지 일궈내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18대 국회 전체를 보면, 총선 정국의 여파로 이제는 ‘개점 휴업’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공천권을 둘러싼 잡음만 남았을 뿐, 민생 국회는 온데간데없다. 차라리 하루 빨리 총선이 열려야 할 판이다.
 
민주통합당 ‘한·미FTA 중단' 美에 서한
민주통합당이 지난달 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폐기를 위한 수순 밟기에 착수했다. 지난 1월 15일 전당대회에서 당권 주자 전원이 'FTA 폐기'를 주장했던 현 지도부는 이날 FTA 발효를 눈앞에 두고 정부와 미 행정부에 'FTA 발효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나아가 4월 총선에서도 'FTA 재협상과 문제조항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한명숙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발효와 관련해 민주당이 여러 번 발효 중지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당내 한·미 FTA 무효화투쟁 특위의 제안을 받아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내용으로 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한 자체가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미 정부를 압박하고 국민들에게 민주당의 FTA 재협상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신경민 대변인도 “이번 서한을 시작으로 FTA에 대한 요구 수위를 계속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지원 최고위원은 “한·미 FTA 폐기에 대해 당 지도부 경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대국민공약을 했다"며 "골목상권과 서민 보호, 경제민주화를 위해 한·미 FTA는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만약 4월 총선에서 1당이 되면 정부를 상대로 'FTA 총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다수당이 되면 협상당사자인 정부를 상대로 재협상을 촉구하는 정치적 조치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외국과 협상권한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기 때문에 다수당이 되더라도 직접적으로 '재협상'을 위한 입법 조치를 하긴 힘들지만, 정부에 파상적으로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는 있다.
게다가 이 흐름은 대선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누가 대선주자가 되더라도 'FTA 재협상과 문제조항 폐기' 노선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 이후 자동차 분야 재협상으로 인해 이익균형이 깨졌다"며 “대선에서 집권당이 되면 미국과 재협상을 통해 '나쁜 FTA'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ISD 조항뿐 아니라 작년 7월 FTA 재재협상 대상으로 제시한 '10+2' 조항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과 전면 재협상을 하되, 수용이 안 되면 FTA 자체를 폐기하는 것도 총선·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했다.

‘김제동 토크콘서트’ 선거운동 논란
방송인 김제동 씨의 토크콘서트 대관 취소 문제가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KBS 측이 토크콘서트에 정치색이 묻어난다며 대관을 취소한 것이다. 이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MB정부 내내 계속된 KBS의 정치,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발끈했다. 문 이사장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제동 토크쇼가 정치적?”이라고 반문하며 “KBS의 대관 취소야말로 정치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말 화가 나네요”라는 말로 격앙된 감정을 표현했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이번 달 4일 울산 KBS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총선을 앞두고 공연 내용이 정치적 공정성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KBS 측에서 대관 약속을 번복했다. 김제동의 소속사인 ‘다음기획’ 측은 이에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의 행사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에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 배재성 홍보실장은 “대관운영기준에 정치적 행사는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데 공연일이 선거를 앞둔 시점인 데다 지난달 KBS부산홀에서 열린 김제동씨 콘서트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석한 전례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대관운영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대관이 부결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이사장은 트위터에 “나는 부산콘서트 때 티켓을 사서 관람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수많은 공연을 취소시킬 만한 공연에 참가했다는 것을 고백한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토크콘서트’의 기획 및 연출을 맡고 있는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 역시 “문 이사장은 직접 티켓을 구매하여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공연장을 찾았을 뿐, 인사말을 하거나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면서 KBS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KBS가 공연을 정치적인 성격의 행사나 집회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토크콘서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공연으로 콘텐츠 중 일부분은 시사적인 문제가 포함되어 있지만, 특정 정당의 편을 들거나 정파 편을 드는 것이 아니며 이를 다루는 시간도 150여분 가운데 20여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남경필 의원, ‘사병월급 50만원 인상’ 공약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지난달 5일 국군 사병 월급을 50만원으로 인상하고, 초·중·고교생에게 아침급식을 제공하는 것을 당의 4·11 총선 공약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남 의원은 이날 낮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들로,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이해돼야 한다"며 "당 비상대책위가 적극 검토해 실현해달라"고 요청했다. 남경필 의원은 또 대구·광주·수원·청주 등지의 도심에 위치한 군 공항을 이전하고, 공항 부지에 성장 동력 산업단지를 유치할 것도 제의했다.
남경필 의원은 먼저 현재 1인당 평균 9만3천800만원인 사병 월급을 50만원으로 올려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50만원 중 5만∼10만원은 개인적으로 쓰겠지만 나머지는 적금으로 관리하면 제대 시 1천만 원의 목돈을 가질 수 있다"며 “이를 대학등록금, 창업자금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관리하자"고 말했다. 특히 창업과 관련해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컨설팅을 받는 등 창업을 현실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군 공항 이전에 대해서는 이전 및 폐지 후 구조 조정할 수 있는 경우로 성남공항, 수원공항, 대구공항, 광주공항, 전주공항 등을 예시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20개 정도의 군 공항이 도심이나 인근 지역에 배치돼 있고 이로 인해 주변의 1천만여명의 주민은 소음피해, 고도제한 등에 따른 재산상 피해를 입고 있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아침급식에 대해서는 “맞벌이의 증가 등으로 13～19세 청소년의 아침 결식률이 36.9%에 육박, 학업 수행능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침급식은 아침을 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전국 250만 여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생 개인부담 50%, 국가부담 50%으로 시작하되 점차 무상급식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취하자고 그는 제의했다.

軍, ‘나꼼수’ 못 듣게 폰 검열
지난달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군부대에서 내려진 '나는 꼼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제한 조치가 논란이 되었다. 이에 앞서 육군 군수사령부 소속 모 부대에서는 나꼼수 등 8개 앱을 '종북 앱'으로 규정하고 이를 삭제할 것을 지시한 한편, 6군단은 종북 및 정부비방 앱 11개를 삭제하도록 하고, 전 간부의 개인 휴대전화를 검사해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한 사실이 알려져 과도한 규제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날 민주통합당 서종표 의원은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일반 국민은 군이 또 정치적 개입을 하는 것 아닌지 의심할 수 있고 ‘군대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할 수 있다"면서 “국민이 공감하면 괜찮지만 나꼼수 등은 ’종북'하고는 무관하지 않느냐. 이런 걸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지시를 잘못하면 괜한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신학용 의원도 “국가원수와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 군 장성이 독단적으로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이냐"면서 “청취 자체를 강제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 군법, 복무규율 어디에도 없는 정치적 행위인데 이를 과연 중간 지휘자가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신학용 의원은 또 “장병들이 집단 시위를 일으키는 등 실질적인 행동은 없었고 다만 청취만 했을 뿐인데 휴대전화를 압수하거나 강제적으로 없애도록 하는 게 과연 인권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다른 방송이나 신문도 못보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의 공식지시는 없었다"면서 “단 특정 앱에서 국군 통수권자나 정부를 비난하거나 북한을 찬양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정신전력 훼손 여지가 많기 때문에 정신전력 강화 차원에서 해당 지휘관의 조치는 타당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어 “일반적으로 공공방송이나 일간지에 나오는 얘기와 특정 앱에서 나오는 얘기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한다"면서 ”군 임무 특수성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로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하루 전 브리핑에서 “어떤 형태로든 군인이 군인으로서 가져야 할 가치관이나 안보관, 대적관을 훼손하는 인터넷 사이트나 앱을 보고 듣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나꼼수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앱이나 사이트에 대해 차후 종합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특정 앱이나 사이트에 어떤 문제점이 있을 수 있는지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면서 “검토가 끝나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컬러까지 바꾼 새누리당
새누리당이 마침내 지난달 7일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 당명에 맞는 새로운 심벌과 로고, 상징색을 확정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당 로고는 태극기에서 모티브를 잡았다”면서 “당 컬러는 흰색과 빨간색으로 백의 민족의 하얀색과 태극기의 빨간색을 기본으로 했다”고 했다. 흰색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것이고 빨간색은 열정을 의미한다. 조 본부장은 또 “새누리당이라는 서체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서 새 세상을 열겠다는 열쇠와 창의 의미”라면서 “그릇의 모양을 담은 심벌은 포용하겠다는 상징과 입술의 미소가 담겨있고 세로로 보면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는 뜻의 귀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조동원 본부장은 이어 “흰색 바탕에 심벌이 빨간색이든지, 아니면 빨간색 바탕에 흰색의 심벌로 가는 두 가지를 적용하겠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혼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새로운 당 로고를 공개하자마자, 네티즌들의 조롱 섞인 패러디가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로고가 발표되기 전 이미 당명도 패러디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로고를 목욕탕 기호로 바꿔 ‘새누리탕’으로 이름 지은 것부터 시작해, 로고에 돈 그림을 결합해 ‘새롭게 누리당’으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또 새누리당의 로고를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 입 모양에 빗댄 ‘눙무리ㅜㅜ’, 앵그리버드의 새 캐릭터를 로고에 결합한 ‘새무리당’, 당 로고 위에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앉아 있는 ‘똥누리당’등의 기발한 로고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나와라 정봉주' 홍성교도소서 지지자 1천명 모임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홍성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이 지난 11일 홍성교도소 앞에서 열렸다. 이날 홍성교도소 주차장은 무려 1천 여명의 지지자들로 북적댔으며, 이들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온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 회원들로, 모두 23대의 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으로 집결했다. 또한 이 행사에는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민주통합당 소속인 이종걸 의원과 안민석 의원, 최재성 의원, 이상민 의원 등도 함께했다.
안민석 의원은 “전국에 있는 미래권력들, 나꼼수 팬들이 저 담 너머에 있는 정 전 의원을 격려하고, 하루속히 교도소에서 나올 수 있도록 기원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정 전의원이 수감된 이후 대규모 행사가 없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조만간 서울에서 10만 명이 모이는 대중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상민 의원은 “법치국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고, 유죄입증을 검사가 하게 돼 있다. 그러나 판결문을 보면 정 전 의원의 무고함을 스스로 밝히도록 입증 책임을 뒤집어씌웠다”면서 “권력자에 대한 비판과 고발을 할 수 없도록 옥죄는 반문명 국가에서나 나올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이곳에서 겨우 100ｍ 떨어진 곳에 정 전 의원이 수감돼 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만나지 못하게 한 사람들을 잘 기억해 두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을 30여 분간 면회하고 나온 나꼼수 멤버들은 ”정봉주 전 의원이 '형기를 채우지 않고 나가는 방법은 야권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오는 4월 총선에서 투표를 통해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의 아내인 송지영 씨도 “추운데 여기까지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남편 석방에 대한 염원과 사랑을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지지자들은 ‘나와라 정봉주' '보고싶다 정봉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돌아갔다.

`나철수' 사실상 해체, 공동대표 잇단 사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팬클럽을 자처하며 지난달 9일 출범한 '나철수'(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가 닷새 만에 해체 위기를 맞았다. 나철수 창립을 주도한 정해훈 공동대표와 한국외대 교수인 이장희 공동대표가 13일 잇따라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퇴는 나철수가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안 원장 측의 반발 등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공동대표가 창립대회를 통해 “안 원장과 만나 정치 전반에 대해 기본적인 교감을 이뤘다. 정치 세력화되면 안 원장의 영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하자 안 원장 측은 보도 자료까지 배포해 안 원장과 나철수와의 무관함을 강조했다. 특히 정 공동대표와 안 원장과의 만남을 두고서도 안 원장 측이 ”조순 전 서울시장의 요청으로 안 원장이 조 전 시장을 방문했는데, 그 자리에 정 대표가 배석하고 있어 명함만 교환했을 뿐"이라고 해명해 나철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정 공동대표는 보도자료에서 “나철수가 출범하자마자 갖가지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고 진실공방마저 펼쳐지는 등 설립취지와 다르게 비쳤다”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공동대표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순수한 창립 취지가 정치적으로 왜곡돼 상처를 받아 사임했다”면서 "정 대표가 말실수를 했지만 언론이 안 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진실 게임을 벌인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명의 공동대표 가운데 고려대 교수인 정창덕 공동대표만 남게 됐으며, 사임한 두 공동대표가 모집한 대부분의 나철수 회원들은 탈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 을‘ 공천, 정동영 VS 전현희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전현희 의원이 ‘강남 을’ 공천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전현희 의원이 먼저 정동영 상임고문이 전략공천을 받기 위해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다며 선제공격을 가하자, 정 상임고문은 이에 뜬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전현희 의원은 23일 영등포당사에서 진행된 강남을 공천심사위원회 면접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만나 “전략공천에 관한 얘기를 지도부나 여러 의원들에게 들었다”며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달라. 기회마저 박탈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 공정한 경선 기회를 줄 것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동영 고문은 이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다. 초창기에나 그러는 거지 경선 준비하다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하느냐”며 “뜬금없는 얘기다. 공심위원을 어떻게 접촉하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이 정한대로 하겠다. 당에서 경선을 하라고 하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날 면접이 끝나고도 계속됐다. 전현희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고문이 기득권을 내세우며 전략후보로 추천해 달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뒤에서 요구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해 달라”고 말한 것이다. 전 의원은 이어 “측근들을 통해 나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비방을 하는 것은 대선후보로 큰 정치인을 지향하는 분이 할 일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면접이 시작되자, 정동영 고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놓고 사과하고 털고 가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것이 잘 된 결정이 아니다”고 답했다. 또 심사위원들이 출마의 변을 묻자 정 고문은 “16년간 정치를 하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지난 25년간 한 번도 민주당에 기회를 주지 않았던 강남 을을 한번 돌파해보고자 한다”며 “강남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강북 수도권 승리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현희 의원은 면접이 시작되기 전, 정동영 고문에 대해 “대선주자로 민주당의 자산이다. 지역의 인지도도 높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강남을 지역 특수성은 지역 유권자들이 거대 담론보다 생활과 밀착된 보육이나 교육, 복지 정책에 관심이 높아 내가 더 적합한 후보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고 말하고, 면접에서는 “당의 은혜 입은 비례대표로서 가장 어려운 지역에 가서 승리해야겠다고 생각해 강남 을을 선택했고 반드시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출마했다”며 “우리나라의 병폐라 할 수 있는 계급주의를 깨뜨리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정치철학에 가장 맞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박원순 민주통합당 입당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의혹 논란을 깨끗이 해결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침내 23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시민이 행복하다’가 우리의 비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제는 ‘대한민국, 사람이 행복하다’를 우리들의 목표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며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어 “누군가를 심판하고 상대를 이기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민생 경제를 살리고 시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등 희망을 지펴내는 일이다. 수권세력이 되는 것은 서민의 행복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민생경제 화두를 꺼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지난 10.26 재보선 때 시민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보편적 복지를 실현했고, 깨어 있는 시민들이 권력을 이겼다”라며 “박원순 시장의 입당으로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지난 16일 김두관 경남지사에 이어 박원순 시장이 차례대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함에 따라, 당내는 물론 범야권의 세력판도 역시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원순 시장은 김두관 지사의 입당으로 친노진영에 쏠린 권력 추를 시민사회진영으로 다시 끌어당기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이 이날 당 지도부에 “공천의 혁명 없이 새로운 정치는 없다”고 견제구를 날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야권 연대와 관련해서는 박원순 시장의 입당이 조금 부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박원순 시장의 민주통합당 입당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야권연대와 관련 “오늘 밤 양당 대표단이 만나는데 마지막 협상이 될 수도 있다. 오늘 이후 중앙당 차원의 협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민주통합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는 박원순 시장의 입당으로 야권의 무게중심이 민주통합당으로 크게 기울어 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명숙 대표로서는 천군만마와 동시에 새로운 부담도 떠안은 셈이다.

취재_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