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위원장 45.1% 안철수 원장 35,9%
여·야 대권 잠룡들 기지개 본격화

‘리틀 노무현’ 김두관 뜬다!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대선 지지 후보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제치며, 8개월 앞둔 대선가도에 파란불


을 키웠다. 당초 새누리당의 완패가 예상된 이번 선거에서, 각종 악재를 딛고 원내 1당을 지켜낸 것이 주효한 것이다. 한편, 총선이 끝남에 따라 정치권의 초점은 벌써부터 연

말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 여야의 대선 후보 군, 특히 다크호스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친이(친이명박)계 대선주자로 정운찬 전 총리와 김태호 의원이, 야권에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당선자의 대항마로 친야 성향의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거론되는 중이다. 이들은 정국 추이를 살피며 대선 출마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뒤집힌 여론조사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총선 직후 전국 만 19세 이상 투표 참여자 800명을 대

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안철수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이 45.1%, 안 원장이 35.9%, 모름·무응답이

19.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선정했으며. 조사는 집 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


뢰 수준에서 ±3.5%포인트다.
이번 결과는 그보다 한 달 앞서 이뤄진 양자대결 여론조사를 뒤집은 것으로, 3월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당시 안철수 원장은 46.6%로 45.7%를 기록한 박근혜 위원장을 근소하지만 앞선 바 있다. 또한 박근혜 위원장과 문재인 고문 간 양자대결 지지율 조사결과에서도 박 위원장이 47.7%,로 31.4%의 지지를 받은 문 고문을 크게 제쳤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이 열세로 평가되던 이번 총선을 혼자 진두지휘하며 과반의석(152석)을 달성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차기 대선주자 다자대결 지지율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37.0%, 민주통합당 문재인 고문이 17.0%, 안 원장이 16.0%,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2.4%,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7%,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1.2%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주요 정치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묻자 박근혜 위원장의 경우 '더 좋게 생각됐다'는 응답이 42.6%, '더 좋지 않게 생각됐다'는 응답이 21.4%로 나타났다. 안철수 원장 역시 '더 좋게 생각됐다'는 답이 35.1%, '더 좋지 않게 생각됐다'는 답이 25.8%로 나타났으며, 문재인 고문도 '더 좋게 생각됐다'가 39.1%, '더 좋지 않게 생각됐다'가 21.2%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경우 '더 좋지 않게 생각됐다'(37.6%)는 응답이 '더 좋게 생각됐다'(25.9%)는 응답보다 많았다.

더욱 공고해진 박근혜 대세론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4.11 총선은 대권 후보들의 경쟁구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전 까지 만해도 야당 우세론이 전망되면서 각 당별 대권후보 구도가 그려졌지만 '여당 압승'이라는 예상 밖의 투표결과가 나오면서 대권 잠룡들의 몸값 계산도 달라진 것이다. 일단,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과거에는 박 위원장이 선거전에 등판해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을 받은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의 후광효과'라는 식으로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예상치 못한 압승을 일궈내면서 '박근혜표 정치'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선 흥행몰이를 위해 당내 경선이 필요하다는 여권 내 목소리도 잦아들 전망이다. 당초 새누리당의 패배가 예고됐을 때만해도 박근혜 위원장에 맞설 유력 경쟁후보로 분류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의원조차도, 당의 압승으로 후보경선에 명함을 내밀기 힘든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박 진영에서는 다가올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을 내분 없는 대형이벤트로 만들어 본선 경쟁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이계의 대안으로 떠 오른 김태호·정운찬
그러나 여전히 친이 계에서는 자신들을 대표할 대선주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비록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살아남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의 강력한 영향력 하에서는 활동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마찬가지로, 친이계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계파 의원들이 대거 낙선, 세력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친 노무현 성향이 강한 경남 김해에서 두 차례나 당선되며 경쟁력을 입증 받은 김 의원이 새로운 적임자라는 것이다.
김태호 의원도 지난 11일 당선소감을 통해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도전을 해나가겠다”며 큰 정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김태호 의원은 영남권 내에서도 박근혜 위원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남 출신이란 점에서 충분한 정치적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또한 경남지사 출신으로 행정경험까지 두루 갖춘 데다 40대의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정운찬 전 총리도 대안 주자 가운데 하나다. 당내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 친이계가 당 외곽에서 활동이 자유로운 정 전 총리를 통해 세 확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정운찬 전 총리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경제 분야의 국내 최고 석학으로써 실무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점은 4.11총선에서 수도권 공략에는 실패한 박근혜 위원장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론’을 주장해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권 표심을 얻기 힘들어졌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무한 경쟁체제 돌입한 야권
박근혜 위원장을 중심으로 보다 집중적인 대선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 새누리당과 달리, 야권은 잠룡들의 무한경쟁 체제로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에 비해 야권 내 대권 경쟁 구도가 훨씬 복잡해진 것이다. 일단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대한 대세론은 이번 총선 패배 영향으로 크게 수그러들 전망이다. 그동안 야권 대선주자군 중에서 가장 앞서있던 문재인 고문은 당의 적극적 지원에도 불구, 낙동강벨트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비록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를 물리치고 의원 배지는 달았지만 정치 신인인 손 후보와 득표 격차가 크지 않았고 부산·경남(PK)에서 기대 이하의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그동안 문 고문의 대권후보로서의 역량이 과대평가된 것은 아니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문재인 대망론이 한계를 노출함에 따라 그동안 내심 숨 고르기 중이던 야권 내 다른 대선주자들의 활동 폭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손학규 상임고문의 입지는 총선 전보다 확실히 높아지리란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 옛 민주당계가 물갈이되고 친노 계가 새롭게 부상한 가운데, 손학규 고문은 그동안 문재인 상임고문의 독주론을 깨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총선 패배로 친노 계열인 한명숙 대표와 문 재인 고문이 동시에 리더십의 위기를 겪음에 따라 그 반사효과를 손학규 고문이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손학규 고문은 자신이 전력 지원한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을 압도했다는 점에서 민주통합당 지도부 그룹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패배의 멍에에 대한 부담이 적다. 물론, 비록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 김병욱 후보나 측근인 송두영 후보(경기 고양덕양을) 등이 패하긴 했지만 신학용(인천 계양갑) 이찬열(경기 수원갑) 이춘석(전북 익산갑) 등 다수의 측근 그룹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손학규-박지원 연대에 관심
정치권은 손학규 상임 고문이 '비 친노'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몸 풀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박지원 최고위원 등 호남권 주요 인사들과의 연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손 고문 측의 한 인사는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민주당의 대권주자 길을 걷고 있으므로 당 수습 과정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상임고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친박계 중진 홍사덕 후보와 벌인 대결에서 승리, 정치인으로써 결정적 도약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세균 고문 역시 총선 불과 하루 뒤인 12일, 측근 전병헌 의원과 함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를 찾아 "19대 국회에서 언론 노동자 파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정세균 고문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무엇보다 대중적 지지도가 낮다는 것이다. 또 친노 그룹과 가까운 편이어서 문재인 고문과 지지 기반이 겹친다는 점도 약점이다. 이번 총선에서 비록 친노가 약진했다고는 하지만 당선자 분포를 보면 생각만큼 세가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정세균 고문에게 대권 도전 의사가 있다면 적절한 시점에 문재인 고문과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반면, 지난 17대 야권 대선 주자였던 정동영 상임고문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심에 따라 당분간 운신의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야권 지지층이 강남을 도전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 그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해줄지가 관건이다. 정동영 고문은 당분간 민생 현장을 체험하면서 '낮은 곳에서'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리틀 노무현’ 김두관 떠오를까
한편, 문재인 고문의 새로운 대항마로 김두관 경남지사도 새삼 거론되고 있다. 김두관 지사는 지난 12일 총선 결과에 대한 논평을 내면서 “국민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 야당을 먼저 심판했다”며 어느 정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특히 “부산 경남지역에서도 야권이 기대했던 의석수를 얻지는 못했다”고 지적해 문재인 고문을 간접 겨냥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김 지사 역시 경남 지역 성적에 대해 일정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두관 지사는 경남 출신으로 도정 경험이 풍부한 행정 전문가라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릴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매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김두관 지사의 지지층은 같은 친노 그룹인 문재인 고문과도 공유된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있다. 만약 대선구도가 ‘박근혜 대 문재인’식의 인물 대결로만 굳어지지 않는다면 승부수를 던져볼 만 한 것이다. 기존 문재인-손학규 2강 체제가 고착되는 가운데 총선 패배로 침울해진 야권에도 신선함을 줄 수 있다.

경남 지역 중심으로 관심 높아져
실제로 김두관 지사의 출마여부에 대한 관심은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18대 대통령선거를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이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김두관 지사가 5월부터 전국 순회 릴레이 출판기념회를 갖고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할 것이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서는 김두관 지사가 출마 결심을 굳힌 가운데 시기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김두관 지사는 책을 집필 중이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출판기념회 개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지사 측에서 “책을 집필하고 있는 것은 맞고 책 내용은 지난 2년간 도정경험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는 준비한 바 없다”고 19일 해명한 것이다.
김두관 지사의 이 같은 대응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으나, 한편에서는 적당한 시기를 고르기 위한 숨고르기로도 해석한다. 이와 관련해 김오영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2010년 6월 지방선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김 지사의 갈지(之)자 정치행보가 도민과 도정, 국민, 미래세대 등에 그릇된 정치 선례의 한 페이지를 남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대선 출마 여부를 조속히 밝히라”고 김 지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지사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당선되면 임기 동안 무소속 도지사로서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한 도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정판용(새누리당.창원시 진해구) 경남도의회 의원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처럼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시간이 됐음에도 자신을 지지해 준 도민들을 담보로 눈치만 보며 도민들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도정에 전념하든지 대권에 도전하든지 진로를 명확히 밝혀 소신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경남 지역 내 일각에서는 김 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 지사가 무소속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입당함에 따른 도민들의 정서적 이반현상이 그 이유다. 여기에 실제 대선 출마로 이어질 경우 그에 따른 행정 공백과 선거비용 중복문제에 따른 국민세금의 이중낭비 등, 지역주민의 반감이 거제지리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 지사를 일컬어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도민들의 마음을 잃은 것처럼 김두관 경남지사의 민주통합당 입당 역시 야권의 지지를 축소시켰고 다가올 대선에서도 득표력을 분산시킬 소지가 없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김 지사의 ‘이장→군수→행정안전부 장관→집권당 최고위원→도지사’로 이어지는 다양한 이력이 타 후보와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창원시의회 김태웅(창원시 진해구. 통합진보당) 의원은 "대선 후보군 중에서 검증을 받아야 할 인물들이 상당수인 데 비해 이미 충분한 검증을 거친 인물로서 대선후보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종길 진해지역위원장도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세론이 확산되는 시점에 PK지역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 중 한 명인 김 지사의 대세론이 만만치 않다"며 ”당내에선 지사직을 수행하며 당의 활로를 모색해 주길 기대하는 사람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문재인-김두관 정면 대결할까
현재 민주통합당 내부에는 참여정부의 과오를 털어내고 이를 뛰어넘지 못하면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는 민주통합당이 노 前 대통령의 오류와 한계까지 옹호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를 추모하는 마음은 있으나, 그것이 참여정부에 대한 면죄부는 아니라는 냉정한 판단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 평가는 대선과정에서 반드시 직면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의 심판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감한 개혁과 불안정한 리더십을 싫어하는 충청·강원지역 중고령층과 중간층이 민주당에 총선 패배를 안긴 교훈을 대선에서는 잊지 말자는 것이다.
일단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른바 홀로서기 행보를 통해 대권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문 고문 측은 지나친 노무현의 적자 이미지는 집권비전과 국정운영 능력을 놓고 승부를 겨뤄야 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플러스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노풍(盧風)이 아닌 문풍(文風)을 구상하는 것인데, 단순한 구상을 넘어 실행에도 옮겨지고 있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된 정치인으로서 모습을 갖추려고 한다. 그래서 얼마전에는 민주당이 설치한 5대 민생 공약 실천 특별위원회에서 ‘좋은 일자리 본부장’을 맡았다. 20∼40대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제공, 보편적 복지를 실감케 해 지지를 얻어 보겠다는 취지다.
반면,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경남지사는 기본적으로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한다. 자신은 친노 세력 중에서도 성골·진골이 아닌 6두품이라고 위치를 설정한다. 이장에서 군수, 이어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남도지사를 스스로 일궈냈다는 점을 강조한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이 아닌, 과감한 도전으로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김두관 지사는 다만 “노무현 어게인이 아니라 비욘드(뛰어넘는다)로, 참여정부의 공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 과반, 박근혜에 득(得) 될까 독(毒) 될까
이처럼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의석 달성은 여야의 모든 대권주자들에게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자리한 새누리 박근혜 위원장의 앞으로 행보에 올 대권 흐름도 결정되리라는 분석이다. 특히 박근혜 위원장 스스로 대세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흥미롭다. 친박계 인사인 강창희 당선자가 “대세론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준석 비대위원 역시 ”과반의 의석을 버리고 과반의 민심에 다가서야 한다"고 말한 것은 자칫 총선 승리에 고무돼 오만해질 수 있는 당 분위기를 경계하자는 내부 경고음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은 박근혜 위원장이 선거기간 민생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와 상응하는 행보를 이어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당장 5월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당의 얼굴이 바뀌겠지만, 박 위원장은 새 지도부와 호흡을 함께 하며 19대 국회 초반부터 총선공약 이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새누리 당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이 조용하면서도 꾸준하게 전국의 민생현장을 찾아다닐 수도 있다"면서 “대선준비가 따로 있겠느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민생 정책을 하나씩 이행하는 것이 대선행보"라고 말했다. 이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의 의미가 축소된 상황에서 12월 대선에 직행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박근혜 위원장으로써는 남은 기간 수도권 민심잡기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기간 동안 박 위원장이 수도권을 샅샅이 누볐지만 그 영향력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수도권의 `정권심판' 정서는 대선에서 박 위원장이 또 한 번 맞서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인 셈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박 위원장의 수도권 공략을 12월 대선의 최대 변수로 보면서 그가 `앞이 보이지 않는' 수도권을 `우군'으로 돌려놓는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취재_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