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하게 늘어난 살인사건
피해자는 언제나 힘없는 여성
도대체 누가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나…

2012년 4월은 끔찍한 달이 되었다. 사람이 한 짓이라고는 할 수 없는 끔찍한 살인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힘 약한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범행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범인들. 대부분의 범인들이 사건에 대해 자신의 잘못은 말하지 않고 피해 여성이 잘못을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말한 상태이다. 공포를 안겨주는 살인사건 속에 범인이 얼마나 비겁하고 추악한 지 드러난다. 경찰마저도 믿을 수 없는 상태가 된 지금, 여성은 스스로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사체를 280여 조각으로 나눈 희대의 살인범, 오원춘
지난 4월 1일 수원시에서 42살의 조선족계 중국인 남성 우위안춘(오원춘)이 28살의 여성 곽모씨를 집으로 납치한 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280여 조각으로 토막 낸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곽모씨는 납치된 후 침착하게 대처했다. 겉옷을 벗어 오원춘을 안심시켜 놓은 뒤, 오원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문을 잠그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녹취 기록을 들어보면 곽모씨는 “모르는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 아저씨가 나간 사이 문을 잠그고 전화한다. 집은 주변 지동초등학교 지나서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이다.”라며 침착하게 자세한 위치까지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지금 성폭행 당하신다고요?, 자세한 위치 모르세요?, 누가 그러는 것인데요?” 등 급박한 상황과는 관련이 없거나 피해자가 답할 수 없는 질문으로 대응했다. 그러는 중 가해자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잘못했어요 아저씨,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라는 곽모씨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 통화 속 곽씨의 비명은 긴급공청의 진행으로 인해 고스란히 수원 경찰관들에게 무전 전파 되었다. 이렇듯 기존의 녹취록은 1분 20초로 억지로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곧 끊어졌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범인 오원춘이 잠긴 문을 열고 들어온 뒤에도 전화는 6분 넘게 끊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4월 7일 알려졌다.
경찰이 늦장대응으로 헤매는 사이 오원춘은 곽모씨를 두 차례나 강간하려 했고 그 때마다 번번히 피해자의 저항으로 실패하자 둔기로 피해자를 두 번이나 내리친다. 그리고 오원춘은 범행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시신을 토막 내어 여행용 가방과 비닐봉지 등에 나눠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신을 토막 내면서도 음란물 시청
오원춘에 대해, 주변인들은 평범하고 성실한 가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에서 매주 1회씩 성매매를 하였고, 하루 3~4차례 씩 음란영상물을 시청했다. 범행 이틀 전인 3월 30일에도 출장 성매매 여성을 집으로 불렀다고 알려졌다. 충격적인 사실은 숨진 피해여성의 시신을 훼손하는 중에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음란 영상물을 보았다는 것이다.
또한 오원춘은 중국에 있을 당시, 양이나 돼지 등을 도축한 경험이 있는 바, 시신 훼손 과정을 조사하자 도축 과정과 거의 일치한다고 밝혀졌다.
현재 오원춘은 그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후에도 식생활을 잘하고 있으며, 심지어 성경책을 읽는 등 안식을 찾고 있다고 한다.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수원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한지 보름 만에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또다시 토막난 60대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범인은 피해자와 재혼한 뒤 무려 30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이었다. 단지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이유로 자신의 부인을 토막 살해 한 것이다. 남편 최모(64)씨는 4월 15일 새벽 술을 마시고 집으로 귀가한 후, 부인 이모(69,여)씨를 시흥시 목감동 자택에서 목 졸라 살해한 뒤 화장실에서 칼과 톱으로 시신을 토막 내 종량제 쓰레기봉투 6개에 나눠 담았다. 발견 당시 이씨의 시신은 알몸 상태였으며, 흰색 20ℓ짜리 쓰레기봉투 3개, 50ℓ짜리 봉투 3개 등 모두 여섯 개의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겨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범인 최씨는 16일 오전 4시 쯤 시신을 훼손한 뒤, 집에서 20여km 떨어진 시흥 은행동의 A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내다 버렸다. 최씨는 과거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내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올 때마다 부인이 이를 따져 자주 말다툼을 벌였고 사건 당일도 이씨가 잔소리를 해 홧김에 살해했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전과가 없는 사람치고 범인은 살인을 저지른 후 너무 태연했다.
이웃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최씨 부부는 친목 계모임을 할 정도로 평소 대인광계가 원만하고 금슬도 나쁘지 않았다. 이들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모습도 종종 보았다고 한다. 주변 이웃들에게 최씨는 ‘법 없이도 살 사람’,‘마음씨 좋은 아저씨’로 통했다. 그러나 최씨가 범행 후에도 주거지 인근의 낚시터에서 낚시를 즐기는가 하면, 텃밭에서 상추를 가꾸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온 것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에도 최씨는 집 안에서 태연히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술병을 따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편의점 알바생 흉기로 찔러…
지난 4월 21일에는 중국인동포 우모씨(31)가 서울 대림동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여러 차례 칼로 찌른 사건도 발생했다. 우모씨는 21일 오후 1시쯤 술에 만취한 상태로 편의점에 들어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술병을 따달라고 했지만, 아르바이트생 19살 박모씨가 편의점 내부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하자 박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직업이 없던 우씨는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원춘 모방해 엽기살인 저지르겠다, 장난 글
4월 1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오원춘 살인사건 같은 엽기살인을 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 A(24)씨는 17일 정오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 방에서 무료함을 느껴, 장난삼아 그 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는 게시판에 “2년쯤 사귄 여자친구와 오늘 헤어졌다. 날 버린 그녀… 한국에서 사는 여자 모두 다 죽이고 싶다. 영등포역 4번 출구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20대 여자를 죽이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글에서 “죽기 싫으면 4번 출구로 다니지 마라. 얼마 전 발생한 수원 토막살인 사건에 뒤이어 영등포에 엽기 살인사건을 더 크게 일으켜 줄게. 난 거짓말 따윈 안한다.”고도 했다.
A씨가 올린 글이 오후 2시쯤 경찰에 신고 됐고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강력 형사팀과 제복 경찰을 영등포역 4번 출구 근처에 긴급 재치하는 등 소등을 벌였다. 조사결과 A씨는 장난삼아 글을 올렸던 글인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너무나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경찰은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은 다행이라는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글을 남겼다는 점으로 A씨는 불구속입건 되었다.
현재 여러 살인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단순한 장난에도 시민들은 쉽게 동요되고 있다. 

스스로의 대처방안
이제 여성들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경찰이나 가족에게만 의지하고 있다간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 우선 여성들은 호신용 제품을 하나 정도는 구입해 놓아야 한다. 보통 전기  충격기를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전기 충격기를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범인이 피해여성의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 전기충격기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범인이 여성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면 피해여성도 같이 감전을 당하기 때문이다. 되도록 전기충격기보다 호신용스프레이나 가스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더 안전하다.
좁은 골목에 들어선다면 무조건 뛰는 것이 낫다. 뒤에 아무도 없거나, 설마 하는 마음에 걸어간다면 언제 범인이 덮쳐올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빠르게 뛰기 시작하면 범인이 있는 지 없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범인이 여성을 노린다면 여성을 쫒아 뛸 테니 말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여성은 미리 범인이 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으며, 바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때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가 아닌 “거기 oo입은 아저씨 도와주세요!”처럼 정확한 대상자를 지목해야 한다.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어떤 일에 개입되는 걸 부담스러워하며 막상 도와 줄 자신감을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도와줄 사람을 정확히 지목한다면 그 사람은 도와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며 도와야겠다는 심리가 생긴다. 

바빠진 심부름 센타
오원춘 사건 이후 심야시간 귀갓길에 대한 여성들의 안전문제가 부각되면서, 밤길을 혼자 걷는 여성들을 위한 이색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밤길을 동행해주는 서비스이다. 골목길이나 주택가 등 혼자 귀가하기 불안한 곳에 거주하는 여성 고객들이 3~5만원을 내고 서비스를 신청하면 직원이 버스정류장 등 지정장소에 대기하고 있다가 집까지 동행해주는 것이다.
경호전문업체에도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귀갓길만 따로 경호해줄 수 없냐.”는 문의가 예전에는 중․고생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요즘은 성인 여성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용자 본인보다는 불안함을 느낀 부모나 남자친구 등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이뿐만 아니라, 경찰도 이색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나섰다. 서울 망우지구대에서는 지난해부터 ‘귀갓길 경호원 서비스’를 통해 심야시간 귀가하는 여성들을 집까지 동행해주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도 관내 지구대를 중심으로 ‘치안올레길’을 운영하며 안전 취약지역에 대한 도보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관계자는 “늦은 시간 혼자 집으로 가기 두려운 여성들이 언제라도 112나 지구대를 통해 동행을 요청하면 안전 귀가를 책임지고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바라고 있다.

원터치SOS의 활약
지난 4월 18일,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A양(20)과 B양(19)의 집 창문 방충망을 뜯어내고 침입한 C씨(37,남)가 A양을 성폭행하려 하자, 옆에서 잠을 자던 B양이 본인의 휴대폰으로 원터치SOS를 눌러 범인을 10분 만에 검거한 사건이 있었다.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신고자의 비명소리가 들리자 바로 신고자 위치를 추적하여 사건현장을 파악, 인근 순찰자에 출동, 현장에 도착한 순찰자가 주변 수색 중 도주하는 범인을 검거하였다.
지난 4월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SOS국민안심 서비스’는 금년 4월 현재 21건의 범인 검거와 구조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도 이 서비스를 이용한 긴급신고로 6건의 성추행범 등을 검거하여 어린이, 여성 등 범죄취약계층에 대한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SOS국민안심 서비스는 올 7월까지 112신고센터가 통합되는 충북, 전남, 경남, 제주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연말까지 전국으로 확대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SOS국민안심 서비스는 경찰서 민원실, 지구대, 파출소에서 접수할 수 있으며 신청 대상자는 아동과 여성, 신변보호 요청자 등이다. 신청서는 접수부서 비치 및 강원경찰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가족관계증명서 1부(14세 미만 아동의 경우)와 주민등록등본, 의료보험증 사본, 신분증과 함께 지참하면 된다. 

취재_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