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있는 스타들의 개념 있는 선행

빅이슈라고 들어보셨나요?
빅이슈는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발매되고 있는 잡지이다. 이 잡지는 노숙인 등 소외계층이 가판대에서 직접 판매를 맡아 수익금 일부를 갖는 형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일을 통해 노숙인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셈이다.
최근 배우 최정원, 가수 아이유와 이효리가 연이어 빅이슈의 표지 모델로 나서 화제를 낳고 있다. 이들은 잡지 빅이슈의 표지 모델을 자청해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최정원은 지난해 말 26호에 자신의 초상권을 기부했고, 최근 아이유와 이효리가 31호와 32호에 연이어 나서 표지 모델이 됐다. 이효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노숙인들이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게 도와주는 잡지 ‘빅 이슈’를 길가나 지하철역에서 노숙인들이 직접 판매해요”라는 글도 올렸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예쁜 스타
이들이 표지 모델로 나선 이유는 자신의 스타성을 고려해 잡지 판매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잡지가 많이 팔리는 만큼 노숙인 등 판매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효리의 소속사인 비투엠 길종하 대표는 “이효리는 그동안 보그 등 유명 패션잡지의 모델로만 주로 나서왔다’면서 “이효리가 빅이슈의 판매 방식을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델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모델로 나서면서 자신의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유기견과 관련된 이야기도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사진을 건네는 대신 빅이슈만을 위해 따로 사진 촬영에도 나섰다. 빅이슈 측은 “이들의 자발적인 도움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또 다른 ‘개념 있는’ 스타들과의 만남도 조심스럽게 기대 한다.”고 말했다.

돈을 벌게 된 노숙자들
전 세계적으로 노숙자들은 사회의 문제가 되어왔다. 길바닥에서 누워자는 건 기본이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구걸을 하는 등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심지어는 길거리의 상점 문 앞에 누워 영업에 방해가 되기도 해 업주들의 불만을 자아낸다. 그런 노숙자들을 받아준 것이 빅이슈이다. ‘빅이슈’는 홈리스(Homeless)에게는 경제적 자립을, 사회(Society)에게는 홈리스의 가능성을, 시장(Market)에는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다. 빅이슈 판매를 통해 영국에서만 5500여명의 노숙자들이 자립에 성공했다. 빅이슈는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10년 7월에 판매를 시작했다.
빅이슈는 ‘빅판’이 되기를 희망하는 노숙자들에게 개인당 10권의 잡지를 무료로 제공한다. 10권은 모두 3만원에 판매되며, 한 권을 팔 때마다 1600원의 수입이 ‘빅판’에게 돌아간다. 10권을 모두 판매하게 되면 1만6000원의 수입을 갖게 된다.

빅판이 되기 위한 자격
누구나 ‘빅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빅판’의 행동수칙 몇 가지를 살펴보면 ‘빅이슈’ 판매원들이 일반 노숙자들과는 확연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노숙을 경험한 사람들 중 자립의 의지가 있으며, 행동 수칙을 준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빅이슈를 배정받은 장소에서 판매해야 하며, ID카드와 복장을 필히 착용해야 한다. 지정된 시간 역시 준수해야 한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어김없이 붉은색 조끼를 입은 그들을 만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특히 술을 마시고 판매하거나 흡연하면서 판매하는 것은 빅판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수칙은 노숙인 하면 흔히 술을 떠올리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 더불어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지하철역 입구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길거리 노점상과 다투지 않고 협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 하루 수입의 50%를 저축해야 한다. 이는 ‘빅이슈’ 판매를 통해 노숙인 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이다.

재능을 기부하세요!
이쯤 되면 빅이슈에 어떤 기사가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 빅이슈에 실린 기사는 누가 쓴 것일까. ‘빅이슈’를 구입하게 된다면 표지를 보고 한번 놀라고, 기사의 저자들을 보면 다시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재능을 기부한다?’ 한국에서는 ‘재능기부’가 보편적인 기부 방식은 아니지만 ‘아이러브 빅이슈’라는 카페에서 신청하면 누구든지 ‘빅이슈’ 기사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재능기부에는 원고 기고 및 취재, 사진촬영, 디자인, 일러스트뿐만 아니라 악기 연주 및 공연 항목 그 분야가 다양하다. 현재 ‘빅이슈’에는 소설가 김연수의 ‘달리기 에세이’를 시작으로 배우 김여진, 오지혜의 인터뷰, 칼럼 기사가 실린다. 이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평론가 차우진의 ‘음악칼럼’까지 기사의 분야 역시 다양하다. 빅이슈 표지 모델 또한 쟁쟁한 배우나 유명 인사들의 얼굴로 채워진다. 지난 7월1일자 15호에는 김여진이 등장했으며 7월15일 16호에는 류덕환의 얼굴이 보인다. 이전 호에는 ‘빅이슈’ 판매를 후원하는 조니 뎁까지 등장했다. 또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영화배우 조니 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많은 유명인들이 재능기부와 홍보의 형태로 빅이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취재_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