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라기자/

서해 백령도에서 대규모로 대마를 재배해 팔아온 주민이 구속됐습니다.

북한과 접경지역이라 단속이 덜한 점을 노린 걸까요?

김지만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북방한계선 NLL에서 7킬로미터 떨어진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

비닐하우스가 있는 밭 옆에서 대마가 자라고 있습니다.

◀ 마을 주민 ▶
"이런 데 심어 놓았으니 알겠냐고."

이곳에서 대마를 키운 사람은 마을 주민 59살 유 모 씨.

약초 재배를 하는 유 씨는 작년 3월부터 백령도 야산과 들녘 여기 저기에 씨를 뿌려놓고 대마를 키웠습니다.

◀ 마을 주민 ▶
"(대마를 키웠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고, 약쑥을 키우는지 알았지, 대마초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어요."

대마가 다 자라면, 집 근처에서 약초와 함께 말린 뒤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가서 중간 거래상에게 넘겼습니다.

지난 1년간 유 씨가 판매한 대마는 3.2킬로그램, 약 2억 5천만 원 어치.

1만 5천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경찰은 유 씨가 야생에서 저절로 자란 대마를 캤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곳곳에서 대규모로 자란 점을 볼 때, 일부러 재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영수/경기경찰청 마약수사대장 ▶
"섬이나 도서 벽지, 야산이나 들녘에서 야생을 빙자해서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어요."

또 단속이 강화되자, 이제는 외딴 섬에서 대마를 몰래 재배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대마의 절반 가량이 서해 5도 등에서 밀경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유씨를 구속하고, 팔다 남은 대마 1억원 어치를 압수했습니다.